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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점장들을 팀원 직급으로 전환 배치한 것은 부당전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경영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해도 사직을 종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환 배치를 했다면 부당하다는 판단이다.

점장을 팀원으로...법원 “사직 종용 위한 전보 조치는 부당”






▲홈플러스 강서 본사 전경(사진=뉴시스)

성과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점장들을 팀원 직급으로 전환 배치한 것은 부당전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경영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해도 사직을 종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환 배치를 했다면 부당하다는 판단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7행정부(재판장 김대웅)는 홈플러스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전보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측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제출된 증거들까지 함께 살펴보더라도 홈플러스의 주장을 배척한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홈플러스는 앞서 성과 평과를 거쳐 최하위 등급을 받은 점장들을 면직책 대상자로 선정한 뒤 희망퇴직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13명의 점장 가운데 3명만 희망퇴직을 받아들였다. 나머지 10명은 거부했다.

홈플러스는 희망퇴직 거부자들의 점장 직책을 해제했다. 이들은 이후 영업개선TF팀 소속 팀원 직급으로 전환 배치됐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는 홈플러스의 전보 조치가 부당하다고 봤다.

1심 판단도 노동위원회와 같았다. 1심은 홈플러스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직책에 맞지 않는 점장들을 적합한 부서로 전보해 실적을 개선하려는 경영상 필요성을 인정하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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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홈플러스가 사실상 이들의 사직을 종용하기 위해 전보 조치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이들과 면담을 진행한 지역본부장들은 "전진 배치 프로그램(전보 처분)은 실질적인 퇴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실리적ㆍ명분적으로 본인(점장)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홈플러스도 면담 후 작성한 면담결과서에서 이들을 '희망퇴직 프로그램 대상자'로 지칭했다.

퇴직자도 나왔다. 면담과 전보 처분 등을 통한 전진 배치 프로그램이 운영되자 면직책 대상자 13명 가운데 4명이 희망퇴직을 수용했다.

재판부는 "신설된 영업개선TF팀이 면직책 대상자들의 퇴직 압박이라는 주된 기능 외에 점장들을 팀원으로 영입해 업무 능률을 증진시키고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기능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면직책 대상자 선정 과정도 합리성과 공정성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점장들의 정성평가 평가자인 지역본부장들이 참조할 만한 구체적인 평가기준이 없었던 점이 법원 판단에 힘을 실었다.

면직책 대상자 선정 기준과 관련해 노조 등 근로자 측과 협의하지 않은 것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따라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점장들을 대리한 김경수 법무법인 빛 대표변호사는 "법원은 부당전보 여부를 판단할 때 업무상 필요성이 있는지,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한지, 협의 절차를 거쳤는지 하나하나 판단한다"며 "그런데 사측이 주장하는 것들이 전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점장들에 대한 평가도 적절하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kdy@elabor.co.kr
[월간노동법률 김대영 기자]

기사 원문 | 월간노동법률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accessSite=Naver&accessMethod=Search&accessMenu=News&in_cate=117&in_cate2=1048&gopage=1&bi_pidx=34148